Current Issue

The Korean Journal of Developmental Psychology - Vol. 33 , No. 2

[ Original Article ]
THE KOREAN JOURNAL OF DEVELOPMENTAL PSYCHOLOGY - Vol. 33, No. 2, pp.87-102
Abbreviation: KJDP
ISSN: 1229-0718 (Print) 2671-6542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15 Jun 2020
Received 15 Apr 2020 Revised 18 May 2020 Accepted 29 May 2020
DOI: https://doi.org/10.35574/KJDP.2020.6.33.2.87

실행기능과 정서조절의 관련성: 정서인식 명확성을 매개로
최인영1 ; 정윤경2
1가톨릭대학교 상담심리대학원 아동삼담학과/ 석사
2가톨릭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The relationship between executive function and emotional regulation through emotional clarity
InYoung Choi1 ; YoonKung Jeong2
1Department of Child Counseling, Catholic University of Korea/ M.A.
2Department of Psychology, Catholic University of Korea/ Professor
Correspondence to : 정윤경 가톨릭대학교 심리학과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지봉로 43 E-MAIL: benijeong@catholic.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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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본 연구는 성인 초기 실행기능이 정서조절과 정서인식 명확성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고 실행기능과 정서조절의 관계를 정서인식 명확성이 매개하는지를 확인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서울과 경기도 지역 대학생 및 성인 101명을 대상으로 실행기능을 측정하는 Operation Span Task(Kane et al., 2001)를 실시하였고, 정서조절질문지(ERQ)와 특성상위기분척도(TMMS)를 사용하여 정서조절(재평가, 억제)과 정서인식 명확성을 측정하였다. 그 결과 실행기능은 정서조절의 하위변인 재평가와 억제 그리고 정서인식 명확성 모두와 유의미한 관련성을 나타냈다. 실행기능 수준이 높을수록 자신의 정서를 명확하게 인식했고, ‘억제’ 전략보다 ‘재평가’ 전략을 더 많이 사용했다. 또한, 정서인식 명확성은 실행기능과 재평가 관계를 매개하였다. 본 연구의 결과는 청년기 이후 성인 초기에도 실행기능을 포함한 인지적 유능성이 정서조절의 개인차를 설명하는 주요변인임을 제안한다.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determine the effects of executive function on emotional regulation and emotional clarity, and to explore whether emotional clarity mediates the relationship between executive function and emotional regulation in early adulthood. For this purpose, an operation span task(OSPAN)(Kane et at., 2001) was applied to 101 participants in Seoul and Gyeonggi-do to measure execution function, and the Emotion Regulation Questionnaire(ERQ) and Trait Meta-Mood Scale(TMMS) were used to measure emotional regulation(reappraisal and suppression) and emotional clarity. Study results showed executive function had a significant relationship with both sub-variants of emotional regulation, ‘reappraisal and suppression’, and emotional clarity. The higher the level of executive function, the more clearly were emotions recognized, and the more ‘reappraisal’, rather than ‘suppression’, was used. In addition, emotional clarity was found to mediated executive function and reappraisal. The results of this study suggest that cognitive competence, including executive function, is a major variable explaining individual differences in emotional regulation, even after adolescence and into early adulthood.


Keywords: executive function, emotional regulation, reappraisal, suppression, emotional clarity
키워드: 실행기능, 정서조절, 재평가, 억제, 정서인식 명확성

Darwin(1872/1965)이 “생존에 결정적인 것은 환경에서 위험과 보상을 포함한 중요한 정서적 정보를 신속하게 식별하고 적절한 행동 반응을 형성하는 능력이다.”라고 언급한 이래, 정서와 인지는 서로 연결되어 인간의 행동을 설명하는 역동적 체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본 연구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실행기능과 정서조절 관계를 정서인식 명확성을 통해 알아봄으로써 정서와 인지가 상호작용하는 영역에 관한 기초를 제공하고자 한다.

Le Doux(1995)는 정서 자극에 대한 반응경로를 두 가지로 설명했다. 시상-편도체 경로(low road)는 유기체의 생존과 관련된 조건 반사로서 선천적으로 내재한 시스템에 따르는 빠르고 자동적인 경로이고, 대뇌 피질을 거치는 시상-피질-편도체 경로(high road)는 지각적으로 복잡한 자극을 처리하는 느린 경로로서 의도적 노력을 포함하는 인지적 처리를 통해 상황적 맥락과 사회 문화적 규준을 고려한다. 요컨대 환경과 규준을 고려하여 조절된 정서 반응을 하는 시상-피질-편도체 경로에는 인지적 처리 과정이 개입된다는 것이다.

정서조절과 연관된 인지 과정을 설명하는 최근 연구는 ‘실행기능(Executive Function)’에 주목하고 있다(von Hippel & Gonsalkorale, 2005; Schmeichel & Tang, 2015; 김성주, 정윤경, 2019). 실행기능이란 목표를 위해 의식적으로 정서 및 사고와 행동을 통제하는 인지 과정이며(Zelazo & Carlson, 2012), 일상생활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문제해결 및 적응적 행동을 수행하는데 필수적인 복잡한 사고 과정으로 정의된다(Jurado & Rosselli, 2007). 실행기능을 하나의 단일체로 보는 견해와 다차원적 구성체로 보는 견해가 공존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실행기능이 목표 설정, 목표 달성을 위한 계획의 수립, 효과적 수행 등과 같은 고차원적인 인지 기술들을 포함하는 다차원적인 구성개념이라는 주장이 더 지지를 받고 있다(Anderson & Reidy, 2012). 연구자들은 실행기능을 측정 가능한 요소로 세분화하고자 했고, Miyake와 동료들(2000)은 ‘억제(Inhibition)’, ‘전환(Shifting)’, ‘작업기억(Working Memory)’ 세 가지로 기본 요소를 제안했다. 억제는 자동적이거나 부적절한 우세 반응을 의도적으로 통제하는 능력을 말하며(Hofmann, Schmeichel, & Baddeley, 2012), 전환은 목적을 위해 투입된 요소나 자원들 사이를 유연하게 오가거나, 목표 자체를 변경하는 인지적 유연성을 뜻한다(정윤경, 2017). 작업기억은 마음속에서 정보를 유지하고 계획에 맞게 다루는 능력으로, 목표를 위해 다양한 조건을 동시에 고려하고 처리하도록 돕는다(Wolfe & Bell, 2007).

실행기능은 낯선 상황에 대한 접근방식을 최적화하는 높은 수준의 인지 과정으로서, 미래를 계획하는 능력이나, 다각도로 문제를 이해하고 최고의 대안을 찾아내는 능력(Jurado & Roselli, 2007) 등을 포함한다. 따라서 인간의 성취 및 다양한 적응문제들과 관련된다. 가령 실행기능은 지능보다 학업적 성공을 더 잘 예측하며(Blair & Razza, 2007), 직업을 찾고 유지하는 문제나 결혼에서의 성공 여부(Diamond, 2012)와 관련된다. 빈약한 실행기능을 가진 사람들은 게임이나 인터넷, 도박 같은 각종 중독에 취약하며(Baler & Volkow, 2006), 공공의 안전에 해를 끼치는 범죄나 폭력에 연루될 가능성 또한 높다(이수정, 김혜진, 2009). 또한, 실행기능은 비만이나 과식같이 건강을 관리하는 작은 문제에서부터 사이코패스나 조현병 같은 심각한 정신질환에 이르기까지 영향을 미친다(이수정, 김혜진, 2009).

이처럼 실행기능은 인간의 적응적인 삶의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데, 적응형 인간의 또 다른 핵심 측면에는 ‘정서조절(Emotional Regulation)’이 있다. 이는 자신이나 타인의 정서적 신호를 알아차려 상황에 적절하게 반응하고 소통하는 것은 심리 사회적 적응 전반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정서조절이란 개인이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자신의 정서 반응을 감시하고, 평가하고, 조절하는 외적·내적 과정으로서, 정서를 표현하고자 하는 자연스러운 욕구가 개인의 목표나 사회 문화적 기대에 맞게 반응할 수 있도록 조절하는 것을 포함한다(Thompson, 1994).

Gross(1998)는 정서조절 과정을 시간의 흐름에 따른 프로세스 모델(A Process Model of Emotion Regulation)로 설명하면서 정서생성과정에서 주요한 영향을 미치는 시기에 따라 ‘재평가(Reappraisal)’와 ‘억제(Suppression)’, 두 가지 범주로 정서조절 전략을 구분했다. 재평가는 정서생성 초반에 개입하는 전략으로서 자극의 의미를 인지적으로 재해석하는 것을 말하며, 억제는 정서 반응이 생성된 이후 표현 행동을 억누르는 것을 말한다. 그는 자극에 대한 개인의 정서적 반응은 비교적 일관된 경향성을 가지기 때문에 특정 정서조절 전략을 반복하여 사용할 가능성이 있고, 이것이 일상생활에서 장기간 반복된다면 심리 사회적 결과에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보았다. 연구 결과 재평가를 주로 사용하는 사람들은 내면의 느낌을 성공적으로 조절해서 표현했고, 긍정정서 뿐만 아니라 부정정서도 타인과 공유했으며, 스트레스 상황을 재해석하여 낙관적 태도를 유지했다. 따라서 자존감과 삶의 만족도가 높았다. 반면, 반복해서 억제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정서를 명확하게 지각하지 못했고, 기분을 회복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으며, 내면의 감정을 드러내거나 타인과의 정서적 교류를 꺼렸다. 이에 따라 우울증에 걸릴 위험은 컸고, 삶의 만족도는 낮게 나타났다(Gross & John, 2003). 정서조절과 정신병리의 관련성을 메타분석한 후속연구에서도 억제는 우울 및 불안과 정적으로 관련되었으나, 재평가와는 부적상관을 보였다(Aldao, Nolen-Hoeksema, & Schweizer, 2010). 국내연구에서도 수치심을 조절하는 데 재평가가 억제보다 효과적이었고(김지연, 김창대, 2019), 남자 청소년의 행동문제에서도 재평가는 행동문제와 부적으로 관련되었으나, 억제는 정적 관련성을 나타냈다(박선영, 설경옥, 박지연, 2013).

이처럼 실행기능과 정서조절은 각각 인간의 적응적인 삶에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둘 사이의 관련성이 보고되고 있다. ‘억제’를 주로 측정하는 Stroop 과제에서 우수한 수행을 보인 참가자들은 사회적으로 부적절한 정서표현을 덜 했고(von Hippel & Gonsalkorale, 2005), Taibnia와 동료 연구자들(2011)은 stop-signal 과제를 수행할 때 그리고 혐오스러운 이미지를 재평가할 때, 같은 우측복내측전두엽이 활성화됨을 밝혔고, 우수한 과제 수행을 보인 참가자들이 혐오스러운 이미지를 더 잘 재평가한다고 보고했다. 국내에서도 아동의 억제와 ‘전환’ 능력을 주로 측정하는 Flanker Task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아동은 만족 지연을 더 잘할 수 있었고(김성주, 정윤경, 2019), K-WISK-4 ‘작업기억’ 소검사에서 우수한 수행을 보인 유아는 자녀의 전반적인 정서조절을 묻는 부모보고식 질문지(Emotion Regulation Checklist)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최은아, 송하나, 2014).

본 연구는 특히 ‘작업기억’에 주목하는데, Schmeichel과 Tang(2015)은 ‘Operation Span Task(OSPAN)’를 사용하여 작업기억의 개인차가 성공적인 정서조절과 관련됨을 검증하였다. 본 연구에서도 사용된 OSPAN 과제는 간단한 연산 문제를 풀고 알파벳 외우기를 반복하다가 어떤 시점에 외우고 있는 알파벳을 순서에 맞게 모두 기록하게 한다. 이 과제는 연산을 풀어야 하는 방해 자극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정확하게 그리고 얼마나 긴 길이의 알파벳을 외울 수 있는지를 측정한다. 참가자들은 OSPAN 과제를 실시한 후 불쾌한 정서를 유발하는 동영상을 시청했는데, 감정에 치우치지 말고 객관적인 태도로 집중하라는 지시조건에서는 우수한 과제 수행을 보인 사람들의 표정이 상대적으로 더 중립적이라고 평정되었고, 참가자들도 부정적인 정서를 덜 경험했다고 보고했으나, 정서표현에 대해 아무런 지시도 받지 않은 통제조건에서는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 즉 정서를 조절해야 할 필요가 있을 때는 작업기억 용량에 따라 정서조절과 정서경험에 차이가 있지만, 정서조절이 필요하지 않을 때는 작업기억 수준에 따른 정서경험과 정서표현에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요컨대 정서를 표현하고자 하는 자연스러운 욕구가 상황적 맥락에 맞도록 반응하기 위해서는 인지적 자원이 요구되며, ‘작업기억’을 포함하는 실행기능은 정서조절의 개인차를 설명하는 주요변인임을 시사한다.

한편 정서를 조절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그 정서를 제대로 인식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하는데(Greenberg, 2002), 자신의 신체감각에 근거하여 내적 정서를 정확하게 감지하여 복합적인 정서를 인식하고 평가하는 것을 ‘정서인식 명확성(Emotional Clarity)’이라고 한다(Salovey, Rothmanet, Detweiler, & Steward, 2000). 자신의 정서를 명확하게 인식하는 정도는 사람마다 달라서 어떤 사람은 자신의 경험에 주의를 기울여 비교적 명확하게 심경의 변화를 알아차리지만, 어떤 사람은 자신이 무엇을 느꼈는지 제대로 알지 못한다. 정서에 대한 명확한 인식의 정도는 정서조절과 정신건강에 영향을 미치는데(Goldman, Kraemer, & Salovey, 1996), 정서 자극을 특정 범주로 식별하는 인식 과정은 후속되는 정서적 느낌을 편향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서에 대한 인식과 정서 상태의 조절은 밀접하게 관련된다(Pillips, Drevets, Rauch, & Lane, 2003). 실제로 자신의 정서를 명확하게 인식한다고 응답한 사람들은 유도된 부정적 정서를 상대적으로 빠르게 회복했고(Goldman, Kraemer, & Salovey, 1996), 정서조절 곤란을 적게 경험했으나(홍주현, 심은정, 2009), 정서를 자각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사람들은 우울증과 반추하는 경향이 높고 정서조절에 어려움을 느꼈다(Nolen-Hoeksema, Parker, & Larson, 1994).

Mayer와 Gaschke(1988)는 정서에 대한 직접적인 경험 외에 자신이 느끼는 기분과 정서를 인지적 사고를 통해 반성적 수준에서 점검하고 조정하는 meta-mood 경험이 있음을 주장하였고, 후속 연구자들에 의해 meta-mood는 정서지능과 관련되어 논의되었다(Goleman, 2006; Mayer, Dipaolo, & Salovey, 1990). Salovey와 동료 연구자들(1995)도 정서지능을 측정하기 위해 Trait Meta-Mood Scale을 개발하면서 하위요인에 정서에 대한 주의, 정서 개선에 대한 신념과 함께 정서인식 명확성을 포함시켰다.

요컨대 자신의 내적 정서를 정확하게 감지하여 인식하고, 상황에 맞게 정서를 조절하여 반응하는 데에는 인지적 처리과정이 요구되며(Mayer & Gaschke, 1988; Le Doux, 1995; Carlson, 2012), 정서에 대한 분명한 인식 여부는 후속되는 정서조절의 성공을 예측한다(Goldman, Kraemer, & Salovey, 1996). 그러나 정서인식에 인지적 요구가 있다는 점과 정서조절과의 밀접한 관련성에도 불구하고 실행기능과 정서 과정에 관한 연구 가운데 정서인식 명확성과의 관계를 밝힌 연구는 찾을 수 없었다.

정서를 분명하게 인식하기 위해서는 정서적 각성으로 야기된 자신의 변화를 감지하여, 벌어지고 있는 상황과 관련된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복합적인 정서를 판단하고 평가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작업기억은 마음속에 정보를 유지하고 계획에 맞게 다루면서 다양한 조건을 동시에 처리하도록 도움(Wolfe & Bell, 2007)으로써, 정서 자극으로 인한 흥분 속에서도 자신의 정서를 평가하고 판단하는 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앞서 살펴본 실행기능과 정서조절의 관련성 연구들은 일회적인 실험상황이거나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연구가 대부분이라, 일상에서 사용되는 정서조절 전략이나 실행기능의 발달이 마무리된 성인들에서도 실행기능이 정서조절의 개인차를 설명하는지는 알 수 없다.

이에 따라 본 연구는 작업기억을 중심으로 하는 ‘실행기능’이 성인 초기 ‘정서인식 명확성’과 정서조절 전략인 ‘재평가’ 및 ‘억제’의 개인차에 어떻게 관련되는지 알아보고자 다음과 같은 연구문제를 가진다.

연구문제 1. 실행기능은 정서조절 전략, ‘재평가’ 및 ‘억제’와 어떠한 관련성이 있는가?

연구문제 2. 실행기능은 정서인식 명확성과 관련성이 있는가?

연구문제 3. 정서인식 명확성은 실행기능과 정서조절 관계를 매개하는가?


방 법
연구대상

본 연구는 경기도 소재 A, B 대학의 학부 1, 2학년 및 대학원생 가운데 연구 참여에 동의한 자를 대상으로 하였다.

참가자들의 인구통계학적 분포는 남자 55명, 여자는 44명이었으며, 평균연령은 20.1세였다. 18세∼20세 대상자는 87명(82.2%)으로 가장 많은 분포를 차지했고, 21세∼29세 14명(14.8%), 30대는 4명(3%)이었다. 분석에 적합하지 않은 자료는 제외하고 총 101명의 자료가 분석되었다.

연구도구
실행기능 과제(Operation Span Task)

OSPAN은 Kane와 동료들이 2001년에 개발한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실행기능 중 주로 작업기억을 측정한다. 링크된 주소(http;//www.millisecond.com/download/library/ospan/)에서 온라인 측정이 가능하며, 참가자가 과제를 숙지할 수 있도록 5분가량의 연습 문제를 수행하게 한 후 측정을 시작한다. 소요시간은 총 15분 내외다. 과제의 진행은 ‘4 곱하기 3 더하기 4는’이라는 간단한 연산 문제가 나오고, 곧 16과 TRUE, FALSE가 적힌 화면에서 연산의 답을 맞힌다. 곧이어 제시된 알파벳을 암기한다. 이렇게 연산 풀고 알파벳 외우기를 반복하다가 갑자기 흰색 화면이 나타나면 암기해둔 알파벳을 순서대로 정확하게 기록한다. 연산 풀고 알파벳 한 글자 외우는 것을 1세트로 할 때, 3세트부터 7세트의 길이로 이루어진 문제가 각각 3개씩 총 15개의 문제가 무작위 순서로 제시된다. 알파벳은 A-P-P-L-E처럼 의미 있는 단어가 아니라, Q-A-D-L-P처럼 의미 없는 글자로 제시되며, 정답이 Q-A-D-L-P라면 5개의 알파벳을 모두 순서에 맞게 정확히 기억해야만 5점을 얻을 수 있고, 1개라도 기억하지 못하거나 틀리게 기억하는 경우, 하나라도 순서가 틀린 경우는 모두 0점으로 처리된다. 연산점수는 채점하지 않고 정답률이 80%에 미치지 못한 자료는 분석에서 제외된다.


그림 1. 
OSPAN 과제 화면

OSPAN은 주로 작업기억을 측정하기 위해 고안되었으나, 연산 문제를 풀다 글자를 외우고 다시 연산 문제를 풀고 글자를 외우는 과정에서 규칙을 변경해야 하는 ‘전환’ 능력이 요구되며, 이전의 규칙을 계속 유지하려는 자동적인 반응을 ‘억제’해야 한다. 따라서 실행기능의 3가지 기본 능력이 실제로 모두 요구된다. 또한 ‘억제’와 ‘전환’ 능력은 청소년기에 이르러 발달의 최적치에 도달하므로 본 연구에서는 이를 직접 측정하지 않았다.

정서조절 질문지(Emotion Regulation Questionnaire: ERQ)

정서조절 질문지는 Gross(1998)가 개발하고 손재민이 번안한(2005) 7점 척도 질문지로, 재평가 6문항 억제 4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10개의 문항 중에 ‘나는 내가 처해있는 상황에 대한 생각을 바꿈으로써 감정을 조절한다.’는 재평가에, ‘나는 감정을 드러내지 않음으로써 감정을 통제한다.’는 억제에 가장 큰 요인 부하량을 가진다(Gross, 1998). 본 연구에서 재평가와 억제의 신뢰도는 각각 Cronbach α = .75였다.

특질 상위-기분척도(Trait Meta-Mood Scales: TMMS)

Salovey와 동료들이 1995년 개발하였고, 옥수정이 2001년 번안한 특질 상위-기분 척도는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정서 인식의 개인차를 측정하며 하위요소로 정서 주의, 정서인식 명확성, 정서 개선신념이 있다. 5점 척도이고 총 21문항이 있는데, 본 연구에서는 정서 인식의 명확성을 측정하는 11문항만 사용하였다. 신뢰도는 Cronbach α = .89였다.

연구절차

연구 대상자 모집은 경기도 소재 A와 B 대학의 학부 1, 2학년 및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했으며, 분석에 사용된 101개의 자료 가운데 95명의 자료는 면대면 측정을 통해 수집했고, 6명의 자료는 온라인 설문방법을 사용하였다.

면대면 측정은 컴퓨터가 비치된 강의실 혹은 조용한 방에서 이루어졌으며, 별도 제작된 PPT를 사용하여 5분 정도 연구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개인정보보호와 관련된 규정 및 참여 중단과 보상물에 대하여 안내하였다. 또한, 간략한 내용이지만 영어로 진행되는 과제라는 점을 공지하였고, 과제 중에서 보게 될 영어 지문을 번역하여 영문과 한글 번역본을 나란히 제시함으로써 영어 능력으로 인한 오염 가능성을 최소화하려 하였다. 더불어 연산 문제는 점수에 반영되지 않고 정답률이 80%에 미치지 못할 때는 분석에서 제외된다는 것, 설문은 한 문항도 빠짐없이 기록할 것에 대하여 안내하였다. 이후 연구 참여에 동의한 자를 대상으로 컴퓨터를 활용하여 약 15분에 걸쳐 Operation Span Task를 실시한 후, 정서조절과 정서인식 명확성을 묻는 질문지에 응답하도록 하였다. 측정에 걸리는 시간은 모두 합해 30분 이내였다.

온라인 측정방법은 구글 설문지를 사용하였으며, 면대면 안내와 동일한 설명 절차를 포함하여 제작하였다. 이 경우는 B 대학의 심리학 과목 수강자를 대상으로 하였으며, 본 논문의 제2 저자가 연구에 대하여 간략하게 안내한 후 링크된 주소를 전달하는 방법으로 자료를 수집하였다. 연구 대상자 확보를 위해 자료수집이 편리한 온라인 측정방법을 활용했으나 참여자가 많지 않았고, 분석에 적합하지 않은 자료를 제외하고 6명의 자료만 분석되었다.

자료분석

성별과 연령은 측정 변인과 상관을 보이지 않았으므로 변수에서 제외한 후 변인들의 기술통계 및 변인 간의 Pearson 상관관계를 확인하였다. 실행기능이 정서조절 및 정서인식 명확성에 미치는 각각의 영향력이 유의한지 그리고 효과의 크기가 어떻게 다른지 확인하기 위해 실행기능은 독립변인으로, 정서조절 전략 재평가와 억제 및 정서인식 명확성은 종속변인으로 하여 각각 단순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정서인식 명확성은 정서조절 전략 가운데 재평가와만 상관을 나타낸바, 정서인식 명확성의 매개효과는 실행기능과 재평가 관계에서만 확인하였고, 매개효과 검증은 PROCESS MACRO를 사용하였다. PROCESS MACRO는 편차를 교정한 부트스트래핑(baias-corrected bootstrapping)을 통해 오차 및 신뢰구간을 추정하여 간접효과의 유의성을 검증하는데(Hayes, 2017), 부트스트랩은, 원자료를 모집단을 대표하는 독립표본이라고 가정하고, 원자료를 무한히 중복하여 무작위 재추출함으로써 얻은 통계량이다. 본 연구에서는 유의수준을 95%로 설정하여 원자료 101개를 5,000개로 재추출하여 검증하였다. 분석에는 SPSS version 25와 PROCESS MACRO version 3.5가 사용되었다.


결 과
기술통계 및 변인 간의 상관관계

분석결과 측정 변인들의 평균과 표준편차는 표 1에 제시한 바와 같고, 왜도의 절대값이 .51 ∼ .02, 첨도의 절대값은 .60 ∼ .41을 보임으로써 정상분포 가정을 만족하였다. 변인 간의 상관을 살펴보면, 실행기능은 정서인식 명확성(r = .32, p < .01.) 및 재평가(r = .25, p < .05)와 정적 상관을 보였고, 억제(r = -.25, p < .05)와는 부적 상관을 나타냈다. 가장 높은 상관을 보인 관계는 정서인식 명확성과 재평가 관계(r = .35, p < .01)였다. 실행기능은 정서인식 명확성과 재평가와는 정적인 관련성을 보였고, 억제와는 부적인 관련성을 나타냈는데, 이는 실행기능이 우수할수록 자신의 정서에 대한 인식이 분명하고 정서조절 전략으로 재평가를 채택할 가능성이 크지만, 실행기능이 저조한 사람들은 정서에 대한 분명한 인식이 어렵고 표현을 억제함으로써 정서를 조절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시사한다.

표 1. 
변인의 평균과 표준편차 및 변인 간 상관관계
1. 2. 3. 4.
1. 실행기능
2. 재평가 .25*
3. 억제 -.25* .08
4. 정서인식 명확성 .32** .35** -.14
M 46.17 30.31 16.43 39.92
SD 14.39 5.21 4.48 7.51
*p < .05, **p < .01

실행기능의 정서조절 및 정서인식 명확성에 대한 영향력

실행기능의 정서조절 및 정서인식 명확성에 대한 영향력 검증을 위해 실행기능을 독립변인으로 하고, 정서조절의 하위변인 재평가와 억제 그리고 정서인식 명확성을 종속변인으로 하여 단순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분석결과 실행기능은 재평가(β = .25, p < .05) 및 억제(β = -.25, p < .05) 그리고 정서인식 명확성(β = .32, p < .01) 모두에 유의미한 관련성이 있었고, 정서인식 명확성에 10%, 재평가에 6%, 억제에 5%의 수정된 설명력을 나타냈다(표 2). 본 연구에서 실행기능은 정서인식 명확성과 관련될 뿐만 아니라 정서조절 전략 재평가와 억제에보다 더 큰 영향력을 나타냈다.

표 2. 
실행기능의 정서조절 및 정서인식 명확성에 대한 단순 회귀분석
독립변인 종속변인 F β R² ΔR²
실행기능 재평가 6.78* .25 .06 .06
억제 6.67* -.25 .06 .05
정서인식 명확성 11.61** .32 .11 .10
*p < .05, **p < .01

정서인식 명확성의 실행기능과 재평가 관계에 대한 매개효과

실행기능과 정서조절 관계를 정서인식 명확성이 매개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먼저 정서인식 명확성과 재평가 및 억제와의 상관을 살펴본 결과, 표 1에 제시한 바와 같이 정서인식 명확성은 재평가와만 상관을 보였고 억제와는 상관을 나타내지 않았다. 이에 따라 정서인식 명확성의 매개효과는 실행기능과 재평가 관계에서만 확인하였다.

실행기능과 재평가 관계에서 정서인식 명확성의 매개효과는 PROCESS MACRO model 4를 통해 분석하였으며, 결과는 표 3에서 제시한 바와 같다. 실행기능의 정서인식 명확성에 대한 직접효과(a)는 coeff.= .17, p < .01로 유의했고, 정서인식 명확성의 재평가에 대한 직접효과(b) 역시 coeff.= .21, p < .01로 유의했다. 한편 실행기능의 재평가에 대한 직접효과(c´)는 coeff.= .06, p = .12로 유의하지 않았다.

표 3. 
정서인식 명확성의 실행기능과 재평가 관계에 대한 매개효과
Consequent
M Y
Antecedent Coeff se p Coeff se p
X a .17 .05 p < .01 c´ .06 .04 .12
M - - - b .21 .07 p < .01
Constant iM 32.11 2.40 p < .001 iY 19.36 2.74 p < .001
R² = .11 R² = .15
F(1,99) = 11.61, p = .001 F(2,98) = 8.35, p < .001
X = 실행기능, Y = 재평가, M = 정서인식 명확성

실행기능의 재평가에 대한 간접효과는 부트스트래핑 통해 검증하였는데, 부트스트래핑 검정에서는 신뢰구간의 하한값(LL)과 상한값(UL) 사이에 0이 포함되지 않을 때 통계적 유의성을 가진다(Hayes, 2017). 원자료 101개를 5,000개로 부트스트래핑하여 실행기능의 재평가에 대한 간접효과를 검증한 결과, 실행기능의 재평가에 대한 간접효과는 .035였고, 95% 신뢰구간에서 하한값(LL= .009)과 상한값(UL= .073) 사이에 0이 포함되지 않으므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2). 따라서 정서인식 명확성은 실행기능과 재평가 관계를 매개함이 확인되었다.


그림 2. 
정서인식 명확성의 실행기능과 재평가 관계에 대한 매개효과


논 의

본 연구는 성인 초기 청년들을 대상으로 실행기능과 정서조절 전략, 재평가 및 억제 그리고 정서인식 명확성의 관계를 알아보고, 정서인식 명확성이 실행기능과 재평가 및 억제의 관계를 매개하는지 확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으며,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먼저 실행기능과 정서조절 전략, 재평가와 억제는 관련성을 나타냈다.

Gross(1998)에 따르면, 재평가 전략은 정서 자극의 의미를 인지적으로 재정의하는 전략이며 억제는 정서표현을 억누르는 전략이다. 그는 특정 정서조절 전략의 반복적인 사용은 심리 사회적 결과에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보았고, 후속연구에서 재평가의 적응적 결과와 억제의 부적응적 결과를 보고하였다(Gross & John, 2003). 더불어 이를 지지하는 연구들이 뒤따르고 있다(Aldao, Nolen-Hoeksema, & Schweizer, 2010; 김지연, 김창대, 2019; 박선영, 설경옥, 박지연, 2013). 실행기능은 목표를 위해 자신의 자원을 의도적으로 조절하는 인지 능력으로서 인간의 적응문제 전반에 걸쳐 관련된다(Zelazo & Carlson, 2012; Jurado & Rossrlli, 2007; Baler & Volkow, 2006). 그렇다면 실행기능은 인지적 자원이 요구된다는 점과 전략 사용의 결과가 적응적이라는 점에서 재평가와는 정적으로 관련되며, 인지적 처리가 없고 상대적으로 부적응적인 전략이라는 점에서 억제와는 부적으로 관련되는지를 확인하고자 하였다.

분석결과 실행기능은 재평가와는 정적으로 억제와는 부적으로 관련됐으며, 실행기능 수준이 높을수록 억제는 적게 재평가는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개인의 실행기능 수준이 심리 사회적 결과의 적응 양상에 차이를 보이는 두 가지 정서조절 전략의 사용에 영향을 미침을 시사한다.

한편 Schmeichel과 Tang(2015)은 본 연구에서 사용된 과제와 동일한 Operation Span Task를 사용하여 실행기능의 수준차가 재평가와 억제 모두를 정적으로 예측한다고 보고하였다. 이는 본 연구의 결과와는 차이가 있다. 그러나 Schmeichel과 Tang(2015)의 연구는 정서표현을 ‘억제하라’ 혹은 부정정서에 대해 ‘재평가하라’는 지시가 내려진 실험상황으로서, 참가자들에게 억제나 재평가는 모두 수행해야 할 목표 행동이었을 것이다. 따라서 실행기능은 목표인 억제와 재평가를 모두 지원하였고, 둘 모두와 정적인 관련성을 나타냈을 것이다. 그러나 본 연구는 일상에서 반복 사용되어 결과의 적응 양상에 차이가 있는 정서조절 전략으로서의 재평가와 억제를 다루었으므로, Schmeichel과 Tang(2015)의 연구와는 차이가 있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는, 실행기능이 일회적인 실험상황에서뿐만 아니라 일상에서의 정서조절에도 영향을 미침을 확인했으며, 선행연구를 통해 적응적인 정서조절 전략이라고 밝혀진 재평가에는 정적으로, 부적응적이라고 알려진 억제에는 부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밝힘으로써, 정서 과정에서 인지적 처리는 정서를 적응적으로 조절하도록 돕는다는 선행연구자들의 견해(Greenberg, 2002; Diamond, 2013; Calkins & Marcovitch, 2010; Gross & John, 2003; Lazarus, 1991; Thompson, 1994)를 지지한다.

다음 실행기능은 정서인식 명확성과 관련성을 나타냈다.

정서인식 명확성은 정서와 인지의 관련성을 보여주는 개념인 meta-mood의 하위요인으로서(Salovey, et al., 1995), 자신의 정서에 대한 인식은 내적 외적 단서에 대한 판단과정(Pillips, et al., 2003)이므로 인지적 자원이 요구될 것이다. 그러나 정서 과정에 실행기능이 개입된다는 여러 연구 가운데 실행기능과 정서인식 명확성의 관계에 대한 학계의 보고는 찾을 수 없었다.

자신의 정서를 분명하게 인식하기 위해서는 정서적 각성으로 야기된 변화를 감지하여, 벌어지고 있는 상황과 관련되는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복합적인 정서를 판단하고 평가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작업기억은 마음속에 정보를 유지하고 계획에 맞게 다루면서 다양한 조건을 동시에 처리하도록 도움(Wolfe & Bell, 2007)으로써 정서 자극으로 인한 흥분 속에서도 자신의 정서를 평가하고 판단하는 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본 연구는 이를 탐색하였고, 작업기억을 중심으로 한 실행기능 수준이 높을수록 자신의 정서를 명확하게 인식함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실행기능을 포함하는 인지적 유능성이 기능적인 정서조절 전략의 사용에뿐만 아니라 이에 앞서 정서를 분명하게 인식하는 정도에도 영향을 미침을 시사한다.

마지막으로 정서인식 명확성은 실행기능과 정서조절 전략 가운데 재평가와의 관계를 매개하였다.

인지와 정서의 상호작용에 관한 최근 연구는 정서 과정에서 높은 수준의 인지적 처리 시, 전두엽과 피질 및 피질 하부의 정서생성 시스템에서 상호작용이 발생함을 밝히고 있다(Pillips, et al., 2003; Ochsner & Gross, 2005). 정서 인식은 생리적 변화를 포함하는 내적 단서를 포착하고 외부 자극에 대해 정서적 중요성을 식별하는 것으로서(Pillips, et al., 2003), 자극의 정서적, 비정서적 속성에 대해 주의를 기울여 판단하는 지점과 유발된 정서 자극에 대한 하향식 재평가 시 전두엽과 정서생성 시스템의 상호작용이 발생한다(Ochsner & Gross, 2005). 그렇다면 실행기능과 정서조절 그리고 정서인식 명확성이 서로 관련될 가능성이 있고, 정서 자극에 대한 인식이 조절의 전제가 되는 바(Greenberg, 2002; Pillips, et al., 2003), 정서인식 명확성이 실행기능과 정서조절 관계를 매개할 가능성이 있어 이를 검증하였다. 본 연구에서 정서인식 명확성은 실행기능과 재평가와만 상관을 보였고 억제와는 상관을 나타내지 않았다. 이에 따라 억제는 제외하고, 정서인식 명확성이 실행기능과 재평가의 관계를 매개하는지 확인하였다.

검증 결과 정서인식 명확성은 실행기능과 재평가를 매개함이 확인되었다. 구체적으로 실행기능이 우수할수록 자신의 정서를 명확하게 인식했고, 자신의 정서를 분명하게 인식할수록 재평가를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실행기능을 포함하는 개인의 인지적 유능성은 자신의 정서에 관한 분명한 인식의 정도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재평가 전략의 사용에 영향을 미치고, 이러한 반응 경향성이 일상에서 반복될 때, 개인의 심리 사회적 적응에 차이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억제의 경우는 정서인식 명확성과 상관을 보이지 않았는데, 이는 본 연구와 동일한 측정 도구를 사용하여 억제의 빈번한 사용은 정서를 명확하게 인식하는 데 해로울 것이라는 가설을 검증한 Gross와 John(2003)의 연구와 다른 결과이다. Gross와 John(2003)은 같은 연구에서 정서조절 전략의 사용에 있어서 민족적인 차이가 있는지 탐색하였고, 억제의 사용이 백인과 비교하여 아시안이나 라틴 혹은 흑인이 유의미하게 높다고 밝혔다. 또한, 집단의 가치가 우선시되는 문화권에서 상황에 맞추고 상대방의 욕구를 배려하여 정서표현을 억제하는 것은 적응적인 상호작용 방법으로 받아들여지며(이은경, 서은국, 2009), 한국 문화에서 대인 간 민감성을 바탕으로 한 표현 행동의 억제는 부적응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최해연, 민경환, 2007) 견해에서 나타나듯이, 정서표현의 억제는 문화에 따라 결과의 양상에 차이가 있다. 연구자들은 이러한 차이를 설명하기 위해 노력해왔고, 관련 변인으로 내적 자아와 외부 행동의 불일치성(English & John, 2013), 자기방어적 회피 경향(최해연, 민경환, 2007), 상호독립적 자기관(한아름, 안현의, 2010) 등이 억제의 결과 차이에 영향을 미친다고 밝히고 있다. 가령 정서표현 억제는 심리적 안녕감과 부적 상관을 보였지만 정서표현 양가성을 통제하면 유의성이 사라졌고, 감정표현 불능증에 있어서 정서표현 억제의 단일 효과는 유의하지 않았고, 상호독립적 자기관의 결핍과의 상호작용만 유의했다. 이러한 결과들은 억제가 부적응적으로 사용될 뿐만 아니라, 적응적인 상호작용을 위한 레퍼토리 가운데 하나로 사용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본 연구에서 사용된 정서조절 질문지는 위의 두 가지 경로를 구분하지 않는바, 정서인식 명확성과 억제의 상관이 발견되지 않은 것은 이러한 요인이 반영된 결과일 가능성이 있다.

이로써 본 연구는 일상에서 장기간 반복하여 사용됨으로써 심리 사회적 적응의 결과에 차이를 보이는 두 가지 정서조절 전략, 재평가 및 억제와 실행기능이 관련성이 있음을 확인하였고, 실행기능과 적응적이라고 밝혀진 재평가와의 정적인 관련성을 검증함으로써 정서 과정에 인지적 처리가 유용하다는 선행연구자들의 주장(Greenberg, 2002; Calkins & Marcovitch, 2010)을 뒷받침한다.

더불어 영유아나 임상군을 대상으로 하여 실행기능과 정서조절의 관련성을 밝힌 국내연구(김성주, 정윤경, 2019; 최은아, 송하나, 2014; 이효신, 손양희, 2003)와 달리 본 연구는 비임상 성인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실행기능의 발달 차이가 아닌 실행기능을 포함하는 인지적 유능성이 정서조절의 개인차를 설명하는 주요변인임을 시사하며, 정서조절에 미치는 실행기능의 영향이 실행기능이 취약한 집단에서뿐만 아니라 보통 수준의 실행기능을 가진 일반 성인에서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밝혔다는 데 의의가 있다.

또한, 아직 학계에 보고된 바를 찾지 못한 실행기능과 정서인식 명확성의 관련성을 확인하여 실행기능이 재평가와 관련되는데 정서인식 명확성이라는 새로운 경로를 제시했다는 의의가 있다.

그러나 본 연구는 실행기능의 여러 요소 중 작업기억만 측정했다는 한계가 있다. 물론 억제나 전환과 비교하여 가장 늦게까지 발달하는 작업기억은 실행기능의 성인기 개인차를 나타내는 데 타당한 변인이지만, 향후 연구에서는 억제와 전환을 포함하여 포괄적으로 실행기능과 정서조절과의 관계를 검증하는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또한, 재평가와 달리 억제의 경우는 문화의 영향을 받는데(English & John, 2013), 본 연구에 사용된 정서조절 질문지는 이를 반영하지 못한다. 향후 연구는 집단주의 문화권에서 나타나는 정서표현 억제의 서로 다른 경로를 구분하여 다룰 것을 제언한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는 인지와 정서가 복잡하게 연결된 광범위한 영역에 피상적인 수준의 기초 연구로서 후속 연구가 계속되어 인지와 정서 각각의 고유한 기능과 더불어 인간의 지, 정, 의가 함께 작용하는 영역에 관한 이해가 확장되기를 기대한다.


Conflict of Interest

No potential conflict of interest relevant to this article was repor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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