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ial Board

The Korean Journal of Developmental Psychology - Vol. 33 , No. 4

[ Original Article ]
THE KOREAN JOURNAL OF DEVELOPMENTAL PSYCHOLOGY - Vol. 33, No. 4, pp.65-79
Abbreviation: KJDP
ISSN: 1229-0718 (Print) 2671-6542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15 Dec 2020
Received 17 Nov 2020 Revised 01 Dec 2020 Accepted 02 Dec 2020
DOI: https://doi.org/10.35574/KJDP.2020.12.33.4.65

아동의 증거성 추론 양상 재검토: 과제 관련성 및 증거성 위계
김지수1 ; 김수진2 ; 최영은3
1중앙대학교 심리학과/ 석사과정 학생
2중앙대학교 심리학과/ 석사과정 졸업생
3중앙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Re-examining children’s evidential reasoning: task relevance and evidential hierarchy
Jisoo Kim1 ; Sujin Kim2 ; Youngon Choi3
1Department of Psychology, Chung-Ang University/ M.A. student
2Department of Psychology, Chung-Ang University/ M.A.
3Department of Psychology, Chung-Ang University/ Professor
Correspondence to : 최영은 중앙대학교 심리학과 서울시 동작구 흑석로 84 E-MAIL: yochoi@ca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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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화자가 문미에 증거성 표지로 제공한 정보의 출처가 제삼자의 보고나 간접증거로 추론된 것일 때보다 직접경험일 때 더 믿을만하다고 판단 할 수 있는 능력은 만 6세에 발달한다고 보고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결과는 만 3~4세에도 어휘로 출처를 전달받으면 증거성 추론이 어느 정도 가능하며, 간접보고의 출처가 명확할 경우 더 바른 추론이 가능하다는 보고들과 차이를 보인다. 본 연구에서는 과제를 수행하여 아동이 이득을 얻을 수 있고, 세 개의 출처가 동시에 제시될 때 만 5, 6세 아동의 증거성 추론 능력을 재검토하였다. 아동에게 세 출처에 근거한 진술들(직접경험, 간접증거, 간접보고)을 들려주고, 가장 정확하다고 판단되는 증언에 따라 숨겨진 스티커를 찾도록 하였다. 실험 결과, 만 5, 6세 모두 직접경험의 진술이 가장 확실하다는 선택을 할 수 있었다. 또한, 간접보고의 정보를 간접증거로 추론한 정보보다 더 신뢰하는 경향성도 관찰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과제 상황에 따라서 만 5세에도 증거성 추론을 적절히 할 수 있으며, 아동들의 정보 신뢰 위계 양상이 증거성 위계가 제안한 것과 다르게 형성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Abstract

The ability to infer a speaker’s epistemic certainty based on the information source conveyed by evidential morphemes develops well into 6 years. However, 3–4-year-olds could accomplish this when the source was marked by lexical verbs, and 5-year-olds’ performance improved if the accuracy of the source of hearsay was available. The present study re-examined 5–6-year-olds’ evidential reasoning abilities when the choice of testimony is relevant to the child’s eventual gain and when three sources are contrasts simultaneously. We presented three animals’ testimony—each based on direct experience, inference from indirect evidence, and hearsay—to children and asked them to find a hidden sticker using the most reliable testimony. Six-year-olds, as well as 5-year-olds, could reliably select testimony based on direct experience, suggesting that evidential reasoning ability develops earlier than 6 years. Furthermore, children showed a tendency to trust hearsay over indirect evidence sources, showing the pattern of hierarchy different from proposed by general evidential hierarchy.


Keywords: evidential reasoning, evidential markers, evidential hierarchy, cognitive development
키워드: 증거성 추론, 정보 확실성 판단, 인지 발달, 증거성 위계, 과제 관련성

아동은 다양한 경험을 통해 세상에 대한 지식을 습득한다. 자신의 직접경험에 의한 지식 습득이 가장 정확하고 확실하지만, 직접 얻을 수 있는 경험의 양은 제한적이기 때문에 아동은 성인 보호자를 비롯한 타인이 제공하는 간접 경험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하지만 타인이 항상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지는 않기 때문에 모든 정보를 맹목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 믿을 만한 정보를 식별해낼 수 있는 능력의 발달은 매우 중요하다(최영은, 2016).

의사소통 과정에서 경험이나 정보를 공유할 때, 정보의 습득 경로는 증거성 표지(evidential marker)와 같은 형태소나 어휘를 통해 전달된다(송재목, 2009; Aĭkhenval’d, 2004). 이렇게 전달되는 정보의 출처는 대체로 개인의 직접경험이나 관찰, 간접증거에 근거한 추론, 타인의 보고에 따른 간접보고의 세 가지 범주로 나타난다(Willett, 1988). 즉 의사소통에서 화자가 전달하는 정보는 화자 자신이 직접 경험한 것일 수도 있고, 단서를 통해 간접적으로 추론한 것일 수 있으며, 누군가로부터 전해 들은 것일 수 있다.

이러한 출처들의 표기에 있어 영어와 유사군의 유럽계 언어 사용 화자는 주로 어휘를 사용하는데 이러한 출처의 표기는 의무적이지 않다(Ünal & Papafragou, 2020). 가령, 영어에서는 ‘see’, ‘hear (told)’, ‘think or guess (infer)’와 같은 동사를 통해 정보의 원천을 전달하며 발화 상에서 이러한 출처의 표기는 선택적이다. 한국어도 ‘보다’, ‘생각해’, ‘들었어’ 같은 어휘를 사용할 수 있지만 이러한 표기는 의무적이지 않은 데 비해, 증거성 표지 형태소를 통해 정보의 출처를 표기하기는 것은 의무적이다(Papafragou, Li, Choi, & Han, 2007). 한국어에서 증거성 표지 형태소는 문미에 직접경험 출처임을 나타내는 ‘-네(어)’, 증거에 근거한 간접추론을 나타내는 ‘-나봐’, 제삼자가 보고한 내용임을 나타내는 ‘-대(더)’가 사용된다(송재목, 2009). 이러한 출처의 표시가 없다면 청자는 정보가 어떻게 획득되었는지에 대한 의문을 갖게 될 수 있다(Sohn, 2018).

청자는 증거성 표지를 통해 화자가 어떤 경로로 정보를 획득하였으며, 전달 정보에 대해 어느 정도 확신하고 이야기하는 것인지 화자의 인식론적 상태를 추론하고 정보의 확실성을 판단할 수 있다. 이를 증거성 추론(evidential reasoning) 능력(최영은, 이화인, 장나영, 2010)이라고 일컫는다. 예컨대, 화자가 자신이 직접 경험한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면(예, “밖에 비가 오네.”), 이는 화자의 직접 관찰에서 도출된 정보이기 때문에 간접추론(예, “비가 오나봐.”)이나 간접보고(예, “비가 온대.”)에 비해 높은 확실성이 보장될 수 있다.

Davis, Potts와 Speas(2007)는 증거성 표지에 따라 전달되는 정보가 일반적인 증거성 위계(evidential hierarchy)를 구성할 수 있다고 제안하였다. 이들은 감각을 통한 체험은 가장 확실하므로 직접경험 출처로 얻어진 정보는 어떤 출처의 정보와 비교되더라도 기본적인 확실성이 높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비해 직접 관찰하거나 경험하지 못하고, 간접증거나 단서를 통해 추론된 정보는(예, 물소리를 듣거나 바닥에 떨어진 물자국을 보고, “밖에 비가 오나 봐.”라고 함), 상대적으로 확실성이 떨어진다. 그러나 간접적인 증거로 추론된 정보는 근거에 기반한 합리적인 추론이라는 점에서는 청자가 알 수 없는 제삼자로부터 전달받은 간접보고의 정보(예, “(철수가 알려줬는데) 밖에 비가 온대.”)에 비해서는 확실성이 높다고 하였다.

이들은 맥락에 따라서는 이러한 일반적인 확실성의 위계도 달라질 수 있다고도 하였다. 예컨대, 철수가 과거에 늘 신중하게 정보를 전달하는 사람이었거나 기상청에 근무하는 기상예보 전문가라면 간접증거에 근거한 합리적 추론보다 철수의 증언에 근거한 간접보고가 더 확실하게 평가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간접증거로 추론된 정보나 타인의 보고에 의한 정보 또한 간접증거의 타당성이나 출처의 신뢰도가 충분히 확보된다면 매우 확실한 정보로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대체로 정보의 상대적 확실성이 ‘직접경험->간접증거->간접보고’의 순서로 평가된다는 것이다.

증거성 표지에 따라 달라지는 확실성 판단을 할 수 있으려면 자신의 언어에서 사용되는 증거성 표지에 대한 의미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한국어에서 사용되는 증거성 표지의 경우, 만 4~5세 무렵에 이러한 이해가 발달한다고 보고되었다(최영은, 장나영, 이화인, 2012). 이들은 아동에게 주인공(예, 레고 캐릭터)이 상자를 열어 안의 내용물을 직접 보는 행동을 하거나 또 다른 등장인물이 주인공에게 귓속말하는 것을 보여주고 나서 주인공이 한 말은 어느 것일지 고르게 하였다. 만 4~5세 아동은 출처에 적합한 증거성 표지가 포함된 문장을 바르게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주인공이 상자를 직접 열어 보는 장면을 보면 아이들은 “상자에 가위가 들어있대.”보다는 “상자에 가위가 들어있네.”라는 진술이 주인공이 한 말이라고 선택할 수 있었다. 반대로 다른 등장인물에게 귓속말을 들은 경우에는 “~대”표지의 문장을 고를 수 있었다.

하지만 증거성 표지의 의미를 이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또래 아동들은 증거성 추론을 통해 더 확실한 진술을 선택하는 데에는 여전히 어려움을 보였다. 국내외 선행 연구의 결과들을 종합해보면 이러한 능력은 만 6세는 되어서야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최영은, 이화인, 장나영, 2010; Aksu‐Koç, Ögel‐Balaban, & Alp, 2009; Lane, Ronfard, & El-Sherif, 2018; Matsui, Yamamoto, & McCagg, 2006). Matsui 등(2006)은 일본 아동에게 숨겨진 물건에 대해 서로 다른 출처의 두 가지 진술(직접경험과 간접보고, 직접경험과 간접증거)을 하는 캐릭터의 말을 듣고 물건이 숨겨진 상자를 선택하도록 지시했다. 만약 아동이 직접경험 출처의 정보가 더욱 확실하다는 추론 판단을 할 수 있다면 직접경험 진술로 선택이 기울 것이다. 하지만 일본어 습득 아동들은 직접경험과 간접증거의 비교 상황에 비하여 직접경험과 간접보고의 비교 선택에서 더 어려움을 보였고, 만 6세에 이르러서야 안정적으로 간접보고로 전달된 정보 보다 직접경험의 정보를 신뢰롭게 선택하기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사한 결과가 터키어(Aksu‐Koç, Ögel‐Balaban, & Alp, 2009)와 한국어(최영은, 이화인, 장나영, 2010; Papafragou, Li, Choi, & Han, 2007)에서도 관찰되어 증거성 추론의 발달은 상당한 시간에 걸쳐 발달하는 것으로 여겨졌다.

흥미로운 것은 한국어 습득 아동의 경우에도 ‘듣다’와 ‘보다’와 같은 어휘로 제시하면 만 3, 4세도 ‘본 것’을 ‘들은 것’보다 안정적으로 신뢰하는 양상이 관찰되었다는 점이다(최영은, 이화인, 장나영, 2010). 이와 더불어, 최근의 보고에 따르면, 간접보고의 원출처인 최초 정보제공자의 신뢰도에 대한 정보를 추가로 제시하면(예, 최초 정보제공자가 늘 거짓말하는 피노키오), 만 5세 아동들도 간접보고를 신뢰하지 않고 직접관찰의 보고를 더 신뢰하는 선택패턴을 보였다(Choi, Bang, Jung, Ju, & Nam, 2014; Ju, Choi, & Jeong, 2017).

이러한 결과는 기존에 증거성 추론 능력이 만 6세에야 비로소 발달한다는 것이 여러 과제의 맥락적 요인에 의하였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실제로, 실험 과제를 통해 측정되는 아동의 능력은 과제 상황과 밀접한 관련성을 갖는다. 대표적으로 LoBue 등(2011)은 공평성에 대한 개념이 없는 것처럼 보였던 만 3세 아동들도 자신이 스티커를 얼마나 가질 수 있는지와 같이 공평성과 관련하여 판단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 자신과 직접적인 연관성을 가지게 되면 공평함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는 피아제의 보존과제들이 아동의 맥락이나 이득에 맞닿아 있을 때 좀 더 어린 나이의 아동에게서 성공적인 수행이 관찰되는 것과도 유사하다(예, 수 보존과제에서 M&M 초콜릿 먹기, Calhoun, 1971).

기존의 아동 대상 증거성 추론 실험은 진술을 듣고 확실하다고 생각되는 것을 선택하거나, 얼마나 확실한지 평가하는 구조로 아동의 선택이 아동 개인에게 아무런 관련성이 없었다. 따라서 과제 상황에 따라 개인적 관련성이 높아질 때 아동의 증거성 추론 능력 발휘 정도가 달라질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다.

더불어 만 5세도 과제가 아동과 관련성이 높아진다면 증거성 추론 능력을 적절히 발휘할 수 있는 기제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만 5세는 정보의 출처를 탐지하는 능력(정보 원천 탐지 능력)에서 만 6세와 같은 완숙한 수준을 보여주었다(최영은, 이화인, 장나영, 2010). 또한, Tong, Wang과 Danovitch(2020)의 선택적 신뢰 연구의 메타 분석에 의하면, 만 4~6세 아동이 누구를 믿을지 판단을 내릴 때 다른 사회적 단서(예, 사회적 특질: 친절함)보다도 화자의 인식론적 상태를 먼저 고려한다고 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증거성 추론 능력이 과제의 맥락이나 개인적인 관여도에 따라 만 5세에도 관찰될 수 있는지를 재검토해보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기존 연구와 달리 화자의 증언 선택의 결과가 참여 아동의 스티커 획득, 그리고 모은 스티커로 간식을 얻을 수 있는 상황을 제시하였을 때의 수행을 살펴보고 이를 만 6세와 비교해보고자 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이와 더불어 출처를 동시에 세 가지를 비교하도록 제시하고, 세 범주의 출처에 대한 상대적 확실성 위계를 아동들이 어떻게 평가하는지도 살펴보고자 하였다. 앞서 설명된 Davis 등(2007)이 제안한 증거성 위계에 따른다면 위계에서 가장 확실성이 높은 직접경험 기반 정보와 가장 확실성이 떨어지는 타인의 간접보고에 의한 정보를 비교하는 것은, 직접경험 정보와 단서로 추론된 정보를 비교하는 것보다 수월할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증거성 추론 과제를 통해 살펴본 만 6세 아동의 실제 판단 양상은 증거성 위계가 예측하는 것과 다른 양상을 보였다. 선행 연구(예, 김수진, 최영은, 2018; 최영은, 이화인, 장나영, 2010; 최영은, 장나영, 이화인, 2012)들에서는 아동에게 정보의 출처가 [직접경험 vs. 간접추론]인 비교 쌍과 [직접경험 vs. 간접보고]인 비교 쌍을 제시하고, 각 비교 조건에서 직접경험 정보가 더욱 정확하다는 것을 추론할 수 있는지 측정하였다. 흥미롭게도 아동의 실제 수행은 직접경험이 간접추론과 비교될 때보다 간접보고와 비교될 때 더 낮은 경향을 보였다.

예컨대, 최영은, 이화인과 장나영(2010)의 연구 결과에서, 만 6세 아동들이 증거성 표지 ‘-어’와 ‘-나봐’로 표시되는 [직접경험 vs. 간접추론] 비교 쌍에서는 약 80% 수준의 정확도를 보인 반면, ‘-어’와 ‘-대’로 표시되는 [직접경험 vs. 간접보고] 비교 조건에서는 그보다 낮은 68.9%의 정확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수진과 최영은(2018)의 연구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보고되었다. 이들도 만 6세 아동들에게 증거성 추론 과제를 실시한 결과 [직접경험 vs. 간접추론] 비교 쌍에서 74.11%, [직접경험 vs. 간접보고] 비교 쌍에서는 38.39%가 직접경험의 진술을 제공한 동물을 선택했고, 두 조건 간에 선택의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어’와 ‘-나봐’로 두 진술이 제시되었을 때는 더 정확한 정보를 추론하는데 높은 수행을 보였지만, ‘-어’와 ‘-대’로 진술이 대비되었을 때는 더 정확한 것을 구별하는데 어려움을 보인 것이다. 이처럼 한국 아동의 증거성 추론 양상은 기존에 제안된 증거성 위계와는 달리, 간접보고의 정보 출처를 간접증거에 근거한 추론 정보보다 확실하게 여기는 경향성을 반영하였을 가능성을 간접적으로 시사하였다.

한국 아동뿐만 아니라, 다른 언어 사용 아동도 비슷한 시기에 걸쳐 타인의 간접보고에 의한 정보에 비교적 높은 신뢰 경향성을 보여준다. 앞서 언급된 Matsui 등(2006)의 일본 아동 연구 결과에서 만 4세는 간접보고와 직접경험 출처의 정보의 확실성을 구별하지 못하였지만, 만 6세에 이르러야 간접보고 정보보다 직접경험의 정보를 신뢰하기 시작하였다. 즉 만 6세 이전의 아동은 전반적으로 직접경험과 간접보고 출처의 확실성을 구별해내는 데 어려움을 보였다. 이는 타인의 보고에 의한 정보에 대한 확실성이 비교적 높게 형성되어 있어 아동이 이를 직접경험의 정보와 구별하는 것이 어려웠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더불어 Lane 등(2018)의 영어 습득 아동 대상 실험에서는 아동에게 현실에서 발생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불가능하지는 않은 사건(improbable event)에 대해 소개하고, 이러한 사건이 얼마나 일어날 수 있을 것 같은지 평가하도록 했다. 예를 들어, 실험자는 양파로 만든 음료를 마시는 사건을 직접경험의 출처로 “나는 누군가 양파 음료를 마시는 걸 봤어(I saw someone drink onion juice).”, 또는 간접보고의 출처로 “누군가 그들이 양파 음료를 마셨다고 알려주었어(Someone told me they drank onion juice).” 소개했다. 그런 다음 아동에게 사건이 정말 일어날 수 있을 것 같은지, 얼마나 확실하게 생각하는지 절대 일어날 수 없음(0점), 일어날 가능성이 낮음(0.33점), 일어날 가능성이 높음(0.66점), 확실하게 일어날 수 있음(1점)의 네 가지 척도로 평정하게 하였다. 만 4, 6, 8세의 점수를 비교한 결과, 4세는 직접경험보다 간접보고의 정보를 더 확실하게 평가하였고, 만 6세는 직접경험과 간접보고 출처로 얻은 정보에 대한 확실성에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놀랍게도, 만 8세는 되어야 간접보고에 비해 직접경험을 더 확실하게 평가할 수 있었다.

Davis 등(2007)이 제안한 일반적 증거성 위계에 따른다면, 직접경험으로 얻어진 정보와 간접보고로 얻어진 정보는 확실성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직접경험이 더 확실하다고 판단하기가 쉽다고 예측할 수 있다. 하지만 위의 연구 결과들을 살펴보면 간접 경험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아동들은 언어권에 따라 나이 차이는 있지만, 의외로 간접보고를 신뢰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지금까지 아동의 증거성 추론 능력을 살핀 선행 연구들은 아동이 직접경험 정보가 다른 출처를 통해 얻은 정보보다 더욱 확실하다는 것을 추론할 수 있는지에만 초점을 두었다. 따라서, 학령전기 아동이 정보의 출처에 따른 확실성의 위계를 어떻게 판단하는지를 직접적으로 검토한 연구는 아직 없었다. 특히, 세 가지 출처를 어떤 위계로 판단하는지에 대하여 종합적으로 살핀 실험 연구는 없었다. 본 연구에서는 이를 실험적으로 살펴보고자 직접경험, 간접보고, 간접증거의 세 가지 출처 범주를 동시에 제시하고 만 5, 6세의 아동에서의 증거성 위계가 실질적으로 어떻게 형성되어 있는지를 실험적으로 검토해보았다.

이를 위해 기존의 증거성 추론 과제와 달리, 본 연구에서 고안한 스티커 찾기 과제를 이용하였다. 해당 과제에서는 증거성 표지 ‘-어’, ‘-대’, ‘-나봐’를 통해 표시되는 세 가지 출처의 정보를 동시에 제시하고, 아동들이 각 출처를 어떠한 비율로 선택하는지 살펴보았다. 또한, 기존의 증거성 추론 과제가 모두 컴퓨터로 진행된 것과 달리 본 연구의 스티커 찾기 과제는 아동이 직접 상자 안에 숨겨진 스티커를 찾아서 모으고, 추후 이를 원하는 간식으로 교환하도록 하여 과제 상황이 아동의 개인적 이득과 밀접한 관련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하였다.

이러한 실험 과제를 통해 본 연구가 검토하고자 한 연구 문제는 다음과 같다.

연구 문제 1. 증거성 추론을 해야 하는 상황이 아동의 이득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 때 만 5세 아동도 증거성 추론 능력을 적절히 발휘할 수 있는가?

연구 문제 2. 만 5, 6세 아동의 출처에 따른 정보 확실성 판단 위계 양상은 어떻게 형성되어 있는가?


방 법
연구대상

서울 및 경기도 지역에 거주하는 만 5세와 6세 아동 70명이 실험에 참여하였다. 주의 산만으로 실험에 끝까지 참여하지 못한 아동 2명(만 5세 1명, 만 6세 1명)과 발달 지연 아동 2명(만 5세 2명), 고열로 인해 실험 중단을 요청한 아동 1명(만 5세), 연습시행에 통과하지 못한 아동 16명(만 5세 10명, 만 6세 6명)을 제외하여, 49명(M = 70.33개월, SD = 5.505개월, 남아 24명)의 자료가 최종 분석에 사용되었다. 이 중 만 5세 아동은 27명(M = 66.33개월, SD = 3.497개월, 남아 17명), 만 6세 아동은 22명(M =75.23개월, SD = 2.910개월, 남아 7명)이다. 아동의 연구 참여는 실험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제공한 이후 부모의 서면 동의서 작성 이후 진행되었다.

연구절차

아동에게 좀 더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 상황을 만들기 위하여 기존 연구에서 활용한 과제를 변경한 스티커 찾기 과제를 고안하였다. 아동은 노트북을 통해 세 마리의 동물 캐릭터와 세 개의 상자가 등장하는 화면을 시청하게 된다. 각 동물은 스티커가 서로 다른 상자에 숨겨져 있다고 증언하고, 아동은 이러한 세 가지 진술을 끝까지 들은 뒤, 스티커가 들어있을 것 같은 상자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기존의 증거성 추론 과제와 달리 본 과제는 세 가지 출처의 정보를 동시에 비교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상자 속에 숨겨진 스티커를 아동이 직접 찾아내는 방식을 통해 과제 상황이 아동과 더욱 직접적인 관련성을 가지도록 하였다.

실험은 조용한 공간에서 연구자와 아동이 마주 앉아 진행되었으며, 약 20분이 소요되었다. 스티커 찾기 과제를 시작하기에 앞서, 연구자는 아동에게 숨겨진 스티커를 찾는 게임이라고 간략하게 소개하고, 아동이 과제를 수행할 준비가 되었다고 판단되면 실험을 진행하였다. 우선 아동에게 ‘세 동물 친구들의 말을 모두 끝까지 듣기’, ‘한 시행에서는 하나의 상자만 열어 보기’와 같이 실험 진행에 중요한 규칙을 설명했다. 또한 아동이 과제에서 사용될 상자의 색 명칭을 알고 있는지 확인하였다. 그림 1에 제시된 바와 같이 아동 앞에는 서로 다른 색깔의 세 가지 실물 상자가 제시되었다. 연구자는 아동의 맞은편에 앉은 뒤, 아동이 상자를 볼 수 없도록 가림판을 설치하고 하나의 상자에 스티커를 숨겼다. 스티커를 숨긴 이후에는 가림판을 치운 뒤 실험자 측면에 놓여있던 노트북을 아동 앞으로 옮겼고, 아동이 세 캐릭터가 나타나 있는 화면을 쳐다보면 세 캐릭터가 스티커의 위치에 대해 증언하는 영상을 재생하였다. 아동은 스티커의 위치에 대해 증언하는 동물 캐릭터의 진술을 기반으로 자신 앞에 놓인 세 가지 상자 중 가장 정확하다고 판단되는 동물 캐릭터의 말에 따라 스티커가 들어있을 상자를 선택하였다. 아동이 스티커가 숨겨진 상자를 알맞게 찾아냈을 경우, 사전에 준비된 스티커 판에 스티커를 붙이도록 하였다. 그리고 스티커를 많이 획득하면 실험 후 스티커를 아동이 원하는 간식과 교환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림 1. 
실험 절차의 예

아동은 먼저 2회의 연습시행을 통해 세 진술을 듣고, 가장 정확하다고 판단하는 진술에 따라 스티커가 숨겨진 하나의 상자를 선택하는 실험 방식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하였다. 각 연습시행에서 세 동물 캐릭터는 [생각해 vs. 알아 vs. 들었어] 와 [생각해 vs. 들었어 vs. 봤어]를 이용하여 스티커의 위치에 대해 진술하였다. 연습시행을 통해 문장의 끝부분에 제시된 표현에 근거하여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하였다.

각 연습시행의 정답은 ‘알아’, ‘봤어’가 들어간 진술이었으며, 정답이 아닌 상자를 선택하면 해당 연습시행을 반복하였다. 가령, 아동이 모든 연습시행을 처음부터 정답을 올바르게 골랐다면 2번의 연습을 실시한 것이고, 만약 첫 번째 시도한 연습시행1과 연습시행2에서 모두 정답이 아닌 상자를 선택하였다면 연습시행1과 연습시행2를 한 번씩 더 반복하여 최대 4번의 연습시행에 참여하도록 하였다. 만약 반복 시에도 해당 연습시행에 실패할 경우, 본 시행을 진행하였으나 과제에 대한 이해에 실패한 것으로 판단하여 최종 분석에서는 제외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기존 연구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많은 수의 아동이 연습시행을 통과하지 못하였다(만 5세 10명, 만 6세 6명). 이러한 원인으로는 세 개의 진술을 듣고 기억해야 한다는 점에서 과제를 이해하는 것이 다소 어려웠을 가능성이 있다. 과제 이해에 대한 어려움 외에는 제외된 아동들에게서 특이점은 없었다.

본 시행은 총 5회 진행되었으며 본 시행 사이에 3회의 채움시행(filler trial)을 배치하였다. 본 시행에서 세 동물 캐릭터는 각각 증거성 표지 ‘-어’, ‘-대’, ‘-나봐’를 이용하여 스티커의 위치에 대해 진술하였다(예, “스티커는 노란 상자에 들어있어.”, “스티커는 빨간 상자에 들어있대.”, “스티커는 파란 상자에 들어있나봐.”). 이때 실제 스티커는 직접경험 증거성 표지 ‘-어’를 통해 진술되는 색의 상자 안에 숨겨져 있었다. 본 과제 특성상 아동이 상자를 알맞게 선택하면 스티커를 바로 발견할 수 있어 자신의 선택에 대한 피드백이 즉각적으로 제공되어, 아동이 세 진술의 정보 확실성을 비교하여 판단을 내리는 것이 아닌, 단지 증거성 표지 ‘-어’로 종결되는 진술과 스티커의 연합을 이용해 과제에 임하게 될 가능성이 있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본 시행 사이사이에 3회의 채움시행을 제시하였다. 채움시행에서는 증거성 표지를 이용해 스티커의 위치를 진술하지 않고 “나는 빨간 상자를 좋아해.”, “나는 파란 상자를 발로 찰 거야.”, “나는 노란 상자에서 스티커를 봤어.” 등과 같은 진술을 통해 증거성 표지 ‘-어’와 스티커의 존재가 연합되지 않도록 하였다.

또한, 과제 전반에 걸쳐 동일한 스티커 위치, 상자 색깔, 동물 캐릭터가 연달아 반복적으로 제시되지 않도록, 해당 요인들을 역균형화하여 총 4개의 리스트로 과제를 구성하였다. 4개 리스트에서는 리스트에 따라 각 시행 별 스티커가 제시되는 위치, 상자 색깔, 스티커의 위치에 대해 알맞게 진술하는 동물 캐릭터를 모두 다르게 하여, 해당 요인들이 수행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통제하고자 하였다.


결 과

본 과제는 각 정보 출처에 대한 아동들의 선택 비율을 계산하였다. 먼저 각 정보 출처에 대한 선택 비율이 성별에 따른 차이를 보이는지 검증하였다. 그 결과 성별에 따른 세 가지 출처에 대한 선택 비율 모두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직접경험 출처 선택 비율: t(47) =-.354, p = .725, 간접증거 출처 선택 비율: t(47) =-0.406, p = .686, 간접보고 출처 선택 비율: t(47) = .659, p = .513).

5번의 본 시행에서 아동들이 각 출처를 선택한 비율의 평균을 산출하였다. 우선 참가 아동의 62.4%(SD=31.0)가 직접경험 출처 진술을, 25.7% (SD=27.1)가 간접보고 출처 진술을, 11.8% (SD=16.8)가 간접증거 출처 진술을 선택했다.

각 출처 선택 비율을 연령별로 살핀 결과(표 1 참조), 만 5세 아동의 58.5%가 증거성 표지 ‘-어’로 표시된 직접경험 출처 진술을, 12.6%가 ‘-나봐’로 표시되는 간접증거 출처 진술을, 28.9%가 ‘-대’를 통해 표시되는 간접보고 출처를 선택했다. 만 6세 아동 집단도 이와 유사한 선택 양상이 나타났다. 만 6세 아동의 67.3%가 직접경험 출처를, 10.9%가 간접증거 출처를, 21.8%가 간접보고 출처를 선택했다.

표 1. 
연령 집단별 출처에 따른 진술의 선택 빈도와 선택 비율
N 출처별 선택 빈도(전체) 출처별 선택 비율(표준편차)
직접경험 간접보고 간접증거 직접경험 간접보고 간접증거
5세 27 79(135) 39(135) 17(135) 58.5(34.2) 28.9(16.8) 12.6(29.0)
6세 22 74(110) 24(110) 12(110) 67.3(26.6) 21.8(17.2) 10.9(24.6)

두 연령 집단에서 나타난 출처별 선택 비율을 직접경험, 간접증거, 간접보고 각 60%, 10%, 30%의 기대비율과 비교하기 위해 카이제곱 적합도 검정(chi-square goodness-of-fit test)을 수행하였다. 분석 결과, 만 5세 아동들의 출처별 선택 비율은 기대비율과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x2(df=2) = .008, p = .996). 만 6세 아동들의 출처별 선택 비율 또한 기대비율과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x2(df=2) = .032, p = .984). 이는 만 5, 6세 아동 모두 직접경험에 근거한 보고를 가장 확실한 것으로 보고, 다음으로 간접보고에 근거한 진술을, 그리고 간접증거를 상대적으로 가장 불확실한 것으로 판단하는 확실성 위계를 따르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카이제곱 독립성 검정(chi-square test of independence)을 통해 만 5세 집단과 만 6세 집단의 출처별 선택 비율을 서로 비교하였다. 만 5세와 6세 아동의 출처별 선택 비율은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며(x2(df=2) = 2.067, p = .356), 이는 만 5세와 만 6세 아동의 각 출처에 대한 선택의 양상이 유사하였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아동의 각 출처에 대한 선택 비율을 바탕으로 출처에 따른 정보 확실성 위계를 가정해보면 직접경험, 간접보고, 그리고 간접증거의 세 출처의 정보가 충돌할 때, 만 5세와 6세 아동 모두 직접경험 출처의 정보를 가장 정확한 정보로, 간접보고 출처의 정보를 두 번째 정확한 정보로, 간접증거 출처의 정보를 세 출처 중에서는 가장 확실성이 약한 정보로 판단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추가로 본 과제처럼 증거성 추론 상황이 아동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 때 만 5세 아동의 선택이 우연수준을 넘은 것인지 살펴보고자 아동의 출처별 선택 비율을 우연수준(33.33%)과 비교하였다. 분석 결과, 만 5세 아동의 직접경험 출처 선택 비율은 우연수준보다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t(26) = 3.831, p = .001). 반면에 간접증거 정보 선택 비율은 우연수준보다 유의하게 낮게 나타났으며(t(26) = -6.423, p = .000), 간접보고 출처 선택 비율은 우연수준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t(26) = -.796, p = .433). 만 6세 아동의 직접경험 출처 선택 비율은 우연 수준보다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t(21) = 5.990, p < .001). 간접증거 정보 선택 비율은 우연수준보다 유의하게 낮게 나타났으며(t(21) = -6.129, p < .001), 간접보고 출처 선택 비율도 우연수준보다 유의하게 낮게 나타났다(t(21) = -2.193, p = .040).


논 의

본 연구에서는 한국 만 5세 아동이 개인적으로 관련성이 높은 과제 맥락에서 수행할 때 증거성 추론의 수행이 더 높게 나타나는지, 스티커를 찾는 과정에 직접 참여하고 모은 스티커로 개인적 보상을 받게 되는 상황을 제시하고 수행을 관찰하였다. 이와 더불어 만 5, 6세 아동이 증거성 추론을 할 때 어떠한 증거성의 위계 혹은 확실성 위계를 보이는지를 살펴보고자 출처가 다른 세 개의 증언을 동시에 제시하고 상대적 선택의 비율을 통해 아동이 판단하고 있는 증거성 위계도 관찰해보았다.

그 결과, 기존에 증거성 표지를 바탕으로 직접경험 출처의 정보가 다른 출처의 정보보다 정확하다는 것을 추론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관찰된 만 5세 아동도 과제의 결과가 아동의 이득에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는 경우 정보 확실성 추론 능력을 적절히 발휘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실제 증거성 표지를 활용하여 진술된 정보의 확실성을 판단하는 능력이 6세에야 비로소 발달한다는 선행 연구들의 결과가 과제 등의 다른 요소에 의해 아동의 능력을 저평가하였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 관찰된 5세의 증거성 추론 능력은 과제의 관련성 외에도 세 개의 출처를 비교하는 비교 맥락의 영향에 기인하였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후 연구에서는 출처 비교 조건과 과제의 관련성 중 어느 요인에 의해 아동의 추론 능력 발휘가 촉진될 수 있는지를 별도로 규명해 보아야 할 것이다.

본 연구에서 추가로 살펴본 아동의 증거성 위계 판단 양상에서는 만 5, 6세 아동들 모두 직접경험 출처의 정보를 가장 높은 비율로 선택하였고, 다음으로 간접보고, 간접증거 출처의 순서로 선택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정보 확실성 위계를 가정한다면 직접경험, 제삼자가 제공한 보고, 간접증거를 통해 추론한 정보의 순서로 정보의 확실성을 평가하고 있음을 볼 수 있었다.

흥미롭게도 이러한 결과는 Davis 등(2007)이 제안한 일반적인 증거성 위계와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맥락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정확도를 알 수 없는 삼자가 보고한 정보보다는 간접적이라도 증거에 근거하여 추론한 정보가 합리적으로 더 확실할 것이라고 분석하였던 Davis 등(2007)의 증거성 위계와는 달리, 한국어를 습득하는 만 5, 6세 아동은 모두 특정할 수 없는 삼자의 보고를 간접적으로 추론한 정보보다 상대적으로 신뢰하는 양상을 보였기 때문이다.

본래 타인이 전달하는 정보에 대한 높은 신뢰는 만 3세에서 주로 발견된 결과였다(고연정, 최영은, 2011, 2013; Mascaro & Sperber, 2009). 연구에 따라서는 만 4세(Lane et al., 2018)도 사건이 직접경험보다 간접보고 진술로 전달될 때 더 높은 믿음을 보였지만, 대체로 학령전기 아동의 연령이 증가할수록 직접경험에 대한 확실성은 증가하고, 타인의 간접보고에 대한 확실성은 감소하는 발달 양상을 보여주었다(예, Matsui, et al., 2006). 하지만 본 연구의 만 5~6세도 여전히 간접보고 출처에 대해 비교적 높은 신뢰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타인이 전달하는 정보에 대한 선택 비율은 직접경험 출처보다는 낮지만, 간접증거 출처보다는 높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처럼 아동들이 간접보고 출처의 정보를 간접증거를 근거로 추론한 정보보다 확실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 가지 가능성은 아동의 지식 습득이 타인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점을 생각해볼 수 있다(Shafto, Eaves, Navarro, & Perfors, 2012). 부모나 교사처럼 신뢰가 높은 타인으로부터의 정보 습득이 익숙한 학령전기 아동의 관점에서 정보제공자의 지식 상태를 의심하거나 비판적인 관점을 가지는 것은 어렵고 도전적인 일이다(최영은, 2016; Jaswal & Kondrad, 2016; Mills, 2013). 따라서 아동의 지식 습득이 이루어지는 환경과 경로 특성상, 타인의 보고에 대한 높은 신뢰가 아동에게 한정적으로 나타나는 것일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성향은 성인이 되면서 극복된다고 가정할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성인의 증거성 위계를 실증적으로 보고한 연구는 거의 없었다는 점이다. 아주 최근에 이를 살펴본 Kim, Kim과 Choi(2020)의 보고에서는 놀랍게도 성인에게서도 여전히 간접보고가 중시되고 있을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이들은 아동과 성인 참가자에게 간접보고와 간접증거 출처의 진술이 대비되는 조건에서 확실하게 느껴지는 하나의 진술을 선택하도록 했다. 또한, 간접보고의 원출처인 최초 정보제공자의 정보에 대한 접근 가능 수준을 서로 다르게 제시하여 비교하였다. 그 결과, 원출처인 최초 정보제공자가 정보를 접할 가능성이 큰 조건(예, “철수가 여기 왔었는데, 꿀은 파란 상자에 들어있대.”)에서 간접증거에 근거한 진술(예, “끈적끈적한데, 꿀이 빨간 상자에 들어 있나봐.”) 대비 간접보고의 출처를 신뢰하는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만 5세: 63.16%, 성인: 86.36%). 놀랍게도 원출처인 최초 정보제공자가 정보에 접근했을 가능성이 상당히 낮은 조건에서도(예, “철수가 여기 온 적은 없는데, 꿀은 노란 상자에 들어있대.”) 간접증거에 근거한 진술 대비 간접보고 출처의 정보 선택 비율이 현저하게 낮진 않았다(만 5세: 34.21%, 성인: 31.82%). Kim 등(2020)의 만 5세, 성인 결과와 본 연구의 만 5~6세를 종합해보면 증거성 위계가 가정했던 것과 달리 실제 증거성 추론 상황에서 성인은 아동과 더불어 타인의 간접보고 출처의 정보를 증거에 근거한 간접추론의 정보에 비해 더 신뢰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성인에게서도 아동과 유사한 간접보고 신뢰가 관찰된 것은 이러한 양상이 발달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나타난 것이 아니고 연속적일 가능성을 시사한다. 그리고 이러한 양상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작동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예컨대, 다양한 매체를 통해 세상의 지식을 습득하고 성인기에도 이를 활용하는 것에 익숙한 현 사회의 주요 정복 습득 구조에 따른 것일 수 있다. 혹은 암묵적 사회적 동조가 5, 6세에 발달하여 유지되는 것일 수도 있다. 간접보고 출처의 정보는 사회적 상황에서 정보의 최초 제공자(원출처)와 전달자로 이루어진 최소 두 명의 합의된 정보로 인식될 수 있다. 실제로 정보제공자가 정보를 전달하는 상황에서 학령전기 아동은 다수에 의해 합의된 정보를 선호하고 동조하는데(Corriveau, Fusaro, & Harris, 2009), 이처럼 한 개인이 단서에 근거하여 도출한 간접추론보다는 다수의 의견으로 보이는 간접보고 출처의 정보가 사회적 상황에서는 동조하기 쉽고 더 믿고 따르도록 하는 사회적 조건을 상대적으로 갖추고 있기 때문일 수 있는 것이다.

간접보고 출처의 정보가 다수의 합의된 정보로 인식될 가능성은 문화적 요인과도 연결될 수 있다. 집단과의 조화가 중시되는 문화에서 성장할 경우, 아동이 발달을 거쳐 성인이 되기까지도 타자들의 합의된 정보가 더 무게감 있게 받아들여져 간접보고 출처에 대한 확실성이 계속 높게 유지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본 연구를 비롯하여, 간접증거 정보보다 간접보고를 더 신뢰하는 패턴은 아직 한국어 사용 아동(김수진, 최영은, 2018; 최영은, 이화인, 장나영, 2010)과 성인에게서 관찰되었다. 따라서, 후속 연구를 통해서 다른 문화권의 화자/청자들을 대상으로 증거성 추론 양상이 다르게 나타난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 증거성 추론 양상에 있어서 실질적으로 형성된 위계와 이에 미치는 사회·문화적 요인 및 정보 습득 방식의 영향을 규명하는 중요한 작업이 될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를 분명하게 하기 위해서는 의사소통에서 증거성 표지가 가진 화용적 의미의 다양성을 세밀하게 탐색하고 아동과 성인의 선택 양상이 화용적 다양성을 반영한 것인지를 확인하는 작업도 병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와 ‘-나봐’의 의미가 화용적으로는 다양하게 해석될 여지도 있기 때문이다.

종합하면, 본 연구는 한국 아동을 대상으로 증거성 추론이 실제 어떤 양상으로 나타나는지 검토해볼 수 있었다. 이후의 연구에서는 이러한 실제 판단 양상의 검토 대상을 성인으로 확장하여 성인과 아동의 판단 양상을 함께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또한, 증거성 위계는 절대적이지 않고 다양한 상황(예, 간접보고 정보 원출처의 신뢰도, 간접증거 단서의 타당성)에 따라 확실성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추후 연구에서는 더 다양한 상황을 제시하여 아동과 성인에서의 인식 양상의 제반을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2020년도 중앙대학교 CAU GRS 지원에 의하여 작성되었음. 본 연구에 참가해 주신 아동과 부모님, 그리고 연구를 도와준 연구실 학생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Conflict of Interest

No potential conflict of interest relevant to this article was repor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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